Thickdata(빅데이터도 모르는 인간의 숨은 욕망) (백영재/테라코타)
2024/02/24, 1회독
Thick Data?
빅데이터를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과연 결과에만 의존하여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딥러닝 모델이 요구하는 것은 전처리된 데이터와 몇가지 파라미터 뿐이고 우리는 모델로 부터 출력된 예측값을 얻게된다. 그 중간의 과정은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막상 뜯어내 보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블랙박스' 라는 별명은 결과 도출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기 어려운 딥러닝의 특징으로부터 나왔다. 딥러닝 모델의 결과물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인간으로서는 결과만 받아보는 수동적인 태도가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모델은 우리 삶의 구석까지 자리잡고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좋은 기술이 있는데도 씩데이터는 도대체 무엇이며 왜 필요한 것일까.
씩 데이터(Thick data) 는 Thick(두터운) 의 특징을 가지는 데이터를 말한다. 이는 마치 빅데이터(Big data) 의 거대한 데이터를 의미하는 Big과 별다른 점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Thick 은 보다 질(quality)에 집중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빅데이터의 가장 큰 맹점은 각기 다른 스케일을 가진 데이터들이 분석될 때 정규화(normalization) 또는 표준화(standardization) 과정을 거치며 원래의 데이터가 가지고 있던 고유의 특징이 유실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특징은 많은 데이터를 통해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깊이 있는 통찰을 얻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빅데이터와 달리 씩데이터는 양적(정량적, quantitative) 측면보다는 질적(정석적, qualitative)인 측면에서 이점을 지닌다. 이는 씩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인류학적 관점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학적 관점은 크게 문화상대주의, 총체적접근,참여관찰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관점은 인류학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현장에도 접목할 수 있다. 가령 소비자를 이해하고(문화상대주의), 소비자의 배경을 파악하며(총체적 접근), 고객이 미처 말하지 못한 요구를 포착(참여관찰)하는 행위로 비유할 수 있다. 나아가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Thick Framework 는 이러한 관점을 반영하여 제시된 개념으로 Tolerance(관대함에 기반), Hidden Desire(숨은 요구 파악), Informant(극단적 소비자 고려), Context(맥락 이해), Kindred Spirit(고객으로의 참여 및 공감) 을 의미한다. Thick 프레임워크는 책에 제시된 다양한 사례로 볼 수 있듯이 기업에게 통찰을 제시하고 빅데이터 이면의 깊은 의미를 포착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Thick Framework 를 통해 획득한 Thick data 가 비록 표면적, 개념적으로는 Big data 와 대비되는 특징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빅데이터와 씩 데이터는 서로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작업의 결과로 Smart data가 도출되면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what)과 왜 그것을 원하는지(why) 두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두 방법론을 모두 고려한다면 정량적 분석을 통한 신속함과 정확성, 정성적 분석을 통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상품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으며 더 정확한 미래예측이 가능하게 된다. 저자의 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합리적인 관점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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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2]Thick data와 Big data 그리고 Smart data |
소비자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
문화상대주의, 총체적접근, 참여관찰에 기반한 thick data의 수집은 소비자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자 하는 노력을 말한다. 책은 그러한 노력을 통해 성과를 거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인상적인 기업은 게임제작사 '블리자드'로 PC환경의 게임이 주요한 제품이었지만 자차를 이용하는 미국과 달리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환경을 고려하여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저자의 경험이 제시된다. 이는 사회문화적 맥락의 차이를 가지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사의 제품 개선에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Thick 프레임워크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블리자드는 고객을 '내부자'로, 나아가 '창작자'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서 고객 스스로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기업은 그들로부터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할리 데이비슨'의 사례는 고객을 단순히 '돈줄' 이 아닌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는 '특별한 사람' 으로 의미부여함으로써 거대 팬덤을 구축하여 부동수요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을 보여준다. 이들사례는 고객에 대한 수평적인 관계를 설정하고 그들의 시각을 존중하는 태도가 기업으로 하여금 고객들의 숨은 니즈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기업의 발전에 고객들이 통찰력을 제시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결과는 반드시 기업의 전사적 차원의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말하며 따라서 기업들은 가장 먼저 조직 내 구성원간의 수평적인 관계 설정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조직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변화를 위한 부드러운 개입을 뜻하는 '넛지' 는 경영진과 관리자들에 의해 Top-down 으로 유도되어야 하며 이는 가장 높은 사람의 모범으로 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Thick data가 말하는 것
Thick data 책이 유용하다고 느낀 이유는 우리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를 이용하여 문학작품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내고,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된 오늘날 이제 더 이상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강점을 가질 수 없으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다. 씩 데이터의 저자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자 하는 본능에 집중한다. 그간 인간은 기술의 발전과 상관없이 항상 사회, 문화적인 맥락에 포함되고자 했으며 이러한 인간의 본능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기업에게도 유효하다. Thick Data를 획득하는 최선의 방법은 고객과 맥락을 함께하며 그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에 대해 데이터로 만들어진 단편을 보고 피상적으로 바라보려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 보다 소비자의 털어놓지 못한 속 깊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고객은 자신이 말하지 못한 요구사항을 알아 채고, 존중하는 소위 말하는 '찰떡 같이 알아듣는' 회사를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도 빅데이터 기술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Thick data 는 빅데이터로는 보지못하는 '깊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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